[2022][인사이트코리아] 에어비앤비에 도전하는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인터뷰)

[보도전문] 


생활공간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 운영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강현욱>


[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최근 1인가구가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가구 수는 716만6000가구로 5년 전(539만8000가구)보다 33%가량 늘었다. 이 가운데 20·30대가 약 36%(259만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30대 1인가구의 절반은 원룸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재단이 전국 거주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인가구 청년세입자(1241명)의 48.3%(600명)가 원룸에 거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호스트-유저 연결하다

생활공간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는 앤스페이스는 이 같은 1인가구의 증가로 최근 3~4년간 집약적으로 성장한 프롭테크 기업이다. 스페이스클라우드는 파티룸, 연습실, 촬영 스튜디오, 스터디룸, 회의실 등의 공간을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는 앱(APP)이다. 공간을 가진 호스트와 공간을 빌리려는 유저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 10월 12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서 만난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는 “대부분 20·30대 1인가구 형태가 친구나 가족을 초대하기에 협소한 원룸형이거나 쉐어형”이라며 “이들에게 내 집처럼 프라이빗하게 보낼 수 있는 ‘사회적 거실’ 같은 공간에 대한 대여 욕구가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클라우드의 성장 배경에는 코로나19도 자리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적은 인원이 프라이빗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니즈가 점점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정 대표는 “MZ세대가 콘서트·학교를 못 가게 되자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며 “파티룸, 댄스 연습실을 빌려 랜선 콘서트를 즐기고, 그들만의 커뮤니티 활동을 소규모로 하는 문화가 정착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스페이스클라우드의 누적 회원수는 최근 11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거래액이 1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또 매년 30~50%씩 매출·트래픽이 오르고 있으며, 별도의 영업팀 없이 한 달에 1000건에 달하는 공간들이 새롭게 입점하고 있는 추세다. 정 대표는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위기였기도 했는데, 오히려 기회가 된 것 같기도 하다”고 밝혔다.




건물주 마음 이해하려 공유주택 짓다

‘자기다움이 있는 사람들이 머무는 도시를 만들자’는 비전 아래 2014년 1월 앤스페이스를 설립한 정 대표의 전략은 건물주·공급자에게 비교적 유리한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임차인들에게 파워를 심어줘 그들이 좀 더 능동적으로 시장 균형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그 일환으로 공유형 부동산을 기획·운영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공유주택 ‘앤스테이블’이다. 정 대표는 “건물주·임차인·사용자가 다 행복해야 좋은 도시로서 지속가능하다고 보는데, 저희가 건물주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건물주가 된다는 건 뭘까’ 생각하다 시작한 게 앤스테이블”이라고 말했다.


앤스페이스는 서울시·SH(서울주택공사)와 함께 유휴 부지를 사회주택으로 개발한 서울사회주택리츠 1호 선정팀으로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소재 앤스테이블을 개발했다. 직주근접의 수요가 높은 청년 스타트업·중소기업 직장인들이 30분 내로 출퇴근 할 수 있는 지불 가능한 주택(Affordable housing)의 모델을 제시했다.


정 대표는 “책임이 따르는 모든 과정들을 겪으면서 ‘건물주가 건물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라고 이해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강남이나 여의도·광화문처럼 좋은 일자리가 많은 도심일수록 청년들을 위한 지속가능한 주택이 더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던지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강현욱>



“공간 대여 분야, 도전할 만한 가치있는 시장”

앤스페이스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는 공간운영자들을 법인화하는 과정을 돕는 취지의 ‘로컬브랜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정 대표는 “공간 대여 서비스를 통해 모은 공간운영자에 대한 5만여개의 데이터베이스(DB) 중 10%는 차별화된 공간 운영력과 기획을 보여주고 있다”며 “로컬브랜더를 통해 이들이 공간창업가로서 법인화, 투자유치, 공간 브랜드 내에 함축된 지식 재산권(IP) 확보 등을 도와주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보겠다는 야심도 품고 있다. 앤스페이스는 지난 3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선정하는 FT500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성장 기업 500개 중 부동산 분야 6위를 기록했다. 정 대표는 “공간 대여 분야에서는 아직 지배적인 서비스가 없다”며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장”이라고 밝혔다. 앤스페이스는 유럽권에서 공간 대여에 대한 관심이 많을 것으로 판단,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에 프로젝트팀을 준비할 예정이다.


올해 초 목표했던 ‘서비스 고도화’와 ‘브랜드 캠페인’도 절반 이상 달성했다. 정 대표는 “대형 플랫폼들이 치고 들어오는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는 것은 결국 진정성, 오리지널리티, 세분화된 전문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와 관련한 것들의 70% 정도를 완수한 것 같다”고 자신했다.


지난 10월 27일부터는 댄서 ‘스걸파’ 출연자 안무가 하리무(박혜림)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정 대표는 “남은 연말 시즌 자기다움을 기반으로 도시를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우리 유저들을 대상으로 ‘나만의 플레이 그라운드’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했다”며 “현 세대의 자기 주도적인 도시 소비를 표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콘과 함께 서비스를 대중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10년 뒤 글로벌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와 스페이스클라우드가 같은 선상에서 비교·분석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는 “에어비앤비가 숙박형으로 대박이 났다면 생활공간 시장을 에어비앤비처럼 글로벌하게 키웠다고 평가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 인사이트코리아(http://www.insightkorea.co.kr)